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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복통 아이가 배 아프다고 할 때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by 오늘도 빛나 2025. 4. 18.

 

 

아이들의 복통은 부모님들에게 큰 걱정거리 중 하나입니다. 어른처럼 자신의 증상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단순히 보채거나 우는 것으로 아픔을 나타내곤 합니다. 이 때문에 단순한 꾀병으로 여기거나 일시적인 증상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일부 소아 복통은 신속한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응급 상황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소아 복통의 다양한 원인과 특히 주의해야 할 응급 증상, 그리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질환들에 대해 심도 깊게 알아보겠습니다.

아이가 배 아프다고 할 때,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아이들이 복통을 호소할 때,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대부분은 기능성 복통, 즉 특별한 기질적 원인 없이 심리적인 요인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급성 장염이나 변비 등 비교적 흔하고 심각하지 않은 질환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복통이 단순한 문제를 넘어선 심각한 상태임을 알리는 경고일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꾀병? 혹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

아이들은 통증 표현이 서툴러 복통의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배가 아프다고는 하지만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꾀병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아이의 행동 변화나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적인 복통 외에도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기질적 원인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

단순 복통과 기질적 원인에 의한 복통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동반된다면 기질적 원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잦은 구토 : 특히 먹은 것과 상관없이 구토하거나, 구토물에 담즙(연둣빛)이 섞여 나오는 경우.
  • 복부 팽만 : 배가 눈에 띄게 불러오르는 경우.
  • 발열 : 복통과 함께 열이 나는 경우 (열의 발생 시점도 중요합니다).
  • 소변량 감소 : 탈수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 혈변 또는 점액변 :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끈적한 점액질이 보이는 경우.
  • 체중 감소 또는 성장 장애 : 만성적인 문제로 인해 영양 흡수 등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습니다.
  • 수면 장애 : 통증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경우.
  • 만성 설사 : 설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 특정 연령 : 5세 이하 또는 14세 이상에서 반복적인 복통이 나타나는 경우 기질적 원인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복통과 발열의 관계: 원인 감별의 실마리

복통과 함께 열이 날 때, 어떤 증상이 먼저 시작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원인 감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열이 먼저 발생 후 복통 : 폐렴, 편도선염, 중이염 등 복부 외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복통일 수 있습니다. 전신 감염 증상의 일부로 복통이 나타나는 것이죠.
  • 복통이 먼저 발생 후 발열 : 장염, 충수돌기염(맹장염) 등 복강 내 염증성 또는 감염성 질환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하는 소아 복통 응급 증상!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임을 시사하는 강력한 경고 신호입니다!

격렬하고 반복적인 복통과 혈변: 장중첩증 의심

1세 전후의 아이가 갑자기 자지러지듯 심하게 울며 보채고, 이러한 극심한 복통이 몇 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특히 붉은 딸기잼 같은 양상의 혈성 점액변을 본다면 장중첩증을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장의 일부가 다른 장 속으로 말려 들어가는 질환으로, 신속한 처치가 필요합니다.

멈추지 않는 구토, 특히 연둣빛 구토: 장관 폐색 경고

구토의 강도가 매우 심하고, 금식을 하고 있음에도 구토가 멈추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특히 담즙이 섞인 연둣빛(bilious) 구토는 장이 막히는 장관 폐색 등 매우 위험한 질환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이므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극심한 복통과 복부 압통: 복막염 가능성

아이가 배에 손도 못 댈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배를 만졌을 때 비정상적으로 딱딱하게 느껴지고 심한 압통을 보인다면 복막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복부 타박상 이후 심한 복통이 발생한 경우에도 복강 내 장기 손상 및 복막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정 부위에 국한된 통증: 급성 충수돌기염 등 의심

배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특히 우하복부)에 통증이 국한되어 나타난다면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과 같은 국소적인 염증이나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과거에 복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가 심한 복통을 호소한다면 수술 후 발생한 장 유착에 의한 장폐색 가능성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주요 소아 복통 질환

소아 복통 중 일부는 응급 또는 계획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질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혜부 탈장과 음낭수종: 흔하지만 주의 필요!

서혜부 탈장은 소아외과 영역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태아 시기에 고환이 복강에서 음낭으로 내려오는 길(초상돌기)이 막히지 않고 열려 있어, 이 길을 통해 장이나 복수가 내려오는 것입니다. 길이 넓어 장이 들락날락하면 탈장 , 길이 좁아 복수만 내려와 음낭에 물이 차면 음낭수종 이라고 합니다.

  • 특징 : 남아, 미숙아에게서 더 흔하며 우측에 호발합니다. 약 10%는 양측성으로 나타납니다.
  • 치료 : 음낭수종은 1-2세까지 자연 소실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탈장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아 진단 시 수술을 계획합니다.
  • 응급 상황 : 탈출된 장이 끼어 들어가지 않는 감돈(incarceration) 상태나, 혈류가 차단되어 장이 손상되는 교액(strangulation) 상태가 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하며, 심하면 장 절제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탈장이나 음낭수종 자체는 통증이 없지만 감돈/교액 시에는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비후성 유문협착증: 신생아의 뿜는 듯한 구토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문 역할을 하는 근육(유문)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음식물이 통과하기 어려워지는 질환입니다.

  • 특징 : 주로 생후 2-8주 신생아에게 발생하며 남아에게 더 흔합니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 증상 : 수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통 1시간 이내) 담즙이 섞이지 않은 분출성 구토(projectile vomiting) 를 반복하며, 구토 후에도 아기는 배고파하며 젖을 잘 빨려고 합니다.
  • 진단 및 치료 : 복부 초음파로 두꺼워진 유문 근육을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구토로 인한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을 먼저 교정한 후, 두꺼워진 유문 근육을 절개하는 수술(유문근 절개술)을 시행합니다.

장중첩증: 딸기잼 같은 변이 특징!

장의 일부가 마치 망원경처럼 장의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질환입니다.

  • 특징 : 주로 생후 2개월에서 2세 사이 영아에게 호발하며 남아에게 더 많습니다. 상기도 감염이나 장염 후 장벽의 림프 조직이 부어 발생하기도 하지만,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도 많습니다. 드물게 용종(폴립), 종양, 메켈 게실 등이 원인(선도점)이 되기도 합니다(이차성 장중첩증).
  • 증상 : 앞서 언급한 주기적이고 격렬한 복통, 구토(담즙성일 수 있음), 딸기잼 양상의 혈성 점액변 이 특징적입니다.
  • 진단 및 치료 : 복부 초음파나 CT에서 특징적인 과녁 모양(target sign) 또는 도넛 모양(donut sign) 을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선도점이 없는 일차성 장중첩증은 공기나 식염수를 이용한 정복술(air/saline enema reduction)을 시도합니다. 정복에 실패하거나, 재발이 잦거나, 장 손상이 의심되거나, 이차성 장중첩증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중장염전: 소아외과 최대 응급 상황!

태아 발생 과정에서 장이 정상적으로 회전하여 자리를 잡지 못하는 장 회전 이상(malrotation) 이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정되지 않은 장이 혈관을 축으로 꼬이면서(volvulus) 장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는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 특징 : 치료가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광범위한 장 괴사를 유발하여 대부분의 소장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는, 그야말로 소아외과 최대의 응급 질환 입니다!
  • 증상 : 심한 복통, 담즙성 구토, 복부 팽만, 혈변,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진단 및 치료 : 복부 초음파나 CT 등으로 진단하며, 진단 즉시 응급 수술(Ladd's procedure)을 통해 꼬인 장을 풀고 장의 생존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괴사된 장은 절제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합니다.

급성 충수돌기염 (맹장염): 장염과 혼동 주의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진 충수돌기염은 대장의 초입부에 붙어있는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 특징 : 주로 6-10세 학령기 아동에게서 호발합니다. 성인과 달리 증상이 비전형적인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소아는 충수돌기 벽이 얇아 천공(perforation) 발생률이 성인보다 높습니다.
  • 증상 : 초기에는 명치나 배꼽 주변의 통증, 식욕 부진, 구토 등이 나타나다가 점차 우하복부 통증으로 국한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어 급성 장염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 감별 진단 : 특히 소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후 충수돌기 주변 림프절이 붓는 장간막 림프절염(mesenteric adenitis) 이 흔한데, 초기 증상이 충수돌기염과 매우 유사하여 감별이 중요합니다.
  • 치료 : 진단되면 수술적 치료(충수 절제술)가 원칙입니다.

아이의 복통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큰 문제가 없는 경우이지만, 일부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음을 기억하고, 앞에서 언급한 위험 신호나 응급 증상이 관찰될 경우 즉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과 빠른 판단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본 내용은 건양대학교병원 소아외과 연희진 교수님의 도움 말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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